(긴글입니다. 요약: 사이트는 여기 http://www.tryst.co.kr)
저는 명품을 싫어합니다?
첫째, 저는 꽤 실리적인 사람입니다. 저의 소비 효용곡선을 그린다면 오른쪽으로 갈 수록 철저한 S자 커브일 겁니다. 게다가 저의 가치 소비는 식(食) >> 주(酒) > 의(衣) > etc. 의 순서라서, "같은 돈이면 과자 하나 더 사먹지" 해요. 명품 브랜드라는 것이 보통 의류나 악세서리류의 제품에 국한되어 있는데, 저에겐 남들이 인정하는 것보다 스스로 만족스러운 것이 더 중요하기도 하구요. 언젠간 샤넬 화장품을 선물 받고도 흥! 한적이 있습니다... (철이 없었죠;)
둘째, '명품'의 기준도 불명확합니다. 명품이라 불리는 브랜드 중 대부분은, 굳이 말하자면, 정말 '명품'은 아니지요. 단도직입적으로 코치(Coach)의 가방이 이태리 장인이 한땀한땀 바느질로 새겨넣은 제품은 아니니까요. 이들을 '간신히 명품'이라고 표현한 글을 봤는데 무척 동감했습니다.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 Westwood)를 입는다고 해서 제 위상이 높아진다거나, 사람들이 저를 더 추대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모름지기 옷이라는 건 본인의 스타일에 잘 맞아 사람을 살려야 하는데 브랜드 제품 하나를 걸쳤다고 해서 사람이 달라지진 않으니까요. 생각해보니 우리집 장롱 속 발렌시아가(Balenciaga) 상의는 평소 제 보수적인 훼션(!)과 맞지 않아서 입고 싶을 때마다 엄청 고민합니다.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나 질 샌더(Jill Sander)는 해외에서 인정받는 '힙'한 디자이너 브랜드일뿐이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단지 외쿸 상표이기 때문일까요. 소위 명품 중 하나로 일컬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MCM 과 레스포삭(LeSportsac)은 도대체 동일한 패턴을 찍어내는 것 외에 어떠한 디자인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요.
명품이 경험재(experience goods)가 아니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과시욕과 허영을 파는 것까지는 좋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너무 과도하게 쏟아져 나오는 것은 조금 불편합니다. 분유에도 '명품'을 붙이는 마당에요.
저는 명품을 좋아합니다?
중년 여성도 눈가가 팽팽해진다는 시슬리 아이크림이나 1초에 몇 십개씩 팔리는 에스티로더 에센스는 또 어떻구요. (빅뱅 G-dragon도 쓴다는 갈색병, 사랑합니다ㅜ)
하여 저도 한달에 한번은, 혹은 그 이상, 이런 저런 유혹에 흔들리곤 합니다.
명품이 '최상의 질과 그에 맞는 합리적인 가격이 책정된 제품'으로 정의 된다면 저는 구매할 의사가 충분히 있고 좋아하는 것이 맞습니다. 아니, 그렇다면 누구든 좋은 제품에 합당한 가격을 지불하려고 하겠지만요.
유명 드라마에서 지미 추(Jimmy Choo) 구두는 단순한 신발이 아닌 여성에게 꿈과 희망으로 묘사되었다지요.
실제로 지미 추는 영국에서 성공하기 전까지 말레이시아 출신 구두 디자이너에 불과했습니다.
브랜드에 숨겨진 일화를 재생산함으로써 소비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구매자는 그 브랜드와 동일시 됩니다.
경영학 쪽 언어로 바꾸면, "이야기를 판다", "정체성을 판다" 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
명품만 판다는 소셜 커머스 사이트가 생겼습니다
트라이스트(tryst)라는 이름의 쇼핑몰입니다. 아래는 소개글입니다.

소셜커머스가 '소셜'을 강조하면서 등장했지만 현재는 전혀 social 의 성격을 띠지 않고 있듯이
우리나라의 소셜 커머스는 이제 단순한 (지역) '공동구매'의 형태에 지나지 않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곳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취급하는 제품을 보니 명품 +'간신히 명품' + 고가의 해외 브랜드들이네요. 현재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와 클로에(Chloe) 가방을 세일 중입니다.
사이트는 여기 http://www.tryst.co.kr 가입은 바로 가능합니다.




덧글
회원 추천제네요 ㅇ<-< 누가 저를 끌어갈 분 없으려나;;
제 말이 그말입니다. 사실 간신히 명품, 의 기준도 명확하지 않지만 요즘엔.. 조금 유명하고 비싼 브랜드면 '명품'이라고 하는 것 같아요. 명품의 기준이 넓어진 건지, 혹은 너도 나도 명품을 사고 싶으니까 사람들이 관대해진 건지(!). 아예 정의가 바뀐 느낌도 듭니다. 소위 명품 리더 브랜드들이 고급, 상위층, 무거움 등의 이미지에서 탈피해서좀더 젊음, 세련됨 등으로 이미지 변모를 시도하고 있으니까 이에 따라 의미가 확장되어 각광받는 디자이너 브랜드들을 우리나라에서는 통틀어 명품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 같아요.